많은 후원자님들이 지금쯤 3+4월호 소식지 받아보셨겠지요? :) 산뜻한 표지부터 봄내음이 느껴집니다.

이번 표지는 지난 달의 나얼씨에 이어 유영국 작가님께서 <꽃과 아이,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재능나눔을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WV Star 
에 게재된 2PM 준호 후원자의 글도 보셨나요?
진심 가득 담아 써내려가느라 지면에서 철철 넘쳤던 원문과 사진을 블로그로나마 공유합니다.

( 매주 월요일 밤10시40분, EBS 글로벌프로젝트 나눔! 놓치지 마세요^^ )



4년만의 휴가. ‘행복을 찾아 떠난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로 가려고 마음을 먹은 때는 펠메타라는 친구를 후원하기 시작한지 7~8개월이 되었을 때였다. 엄청 바쁜 일상 속에서 내일도 어떤 하루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 나는 점점 지쳐만 갔고 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반복 되다보면 슬럼프에 빠지는 것은 아마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바로 그 무렵 봉원이형 (JYP뮤직엔지니어)과 밥을 먹으며 ‘진짜 행복이라는 게 무엇일까?’ 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여러 가지 대답이 나왔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집을 사고, 차를 사는 것 등등 작고 시시콜콜한 것부터 아직은 더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물론 그것도 행복이 될 수 있겠지… 그렇지만 내가 받은 사랑을 누군가에게 베풀고 싶다는 생각은 가수활동을 하면서 항상 느끼고 있었던 터라 자연스레 이야기의 방향은 후원 아동에게로 넘어가서 그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나뿐 아니라 봉원 형도 다른 기관에 후원을 하면서 그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단지 밥을 먹으며 "그럼 우리 한번 시간이 나면 제가 후원하는 친구 보러 가죠." 라는 이야기를 지나가며 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그 다짐은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었다.


이 일이 실현되기까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월드비전에 연락을 해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궁금한 것들에 대해 물어보고 대충 시간을 짜 맞춰보겠다고 약속은 했었지만, 이런 저런 개인 활동과 방송 스케줄, 그리고 처음 시작 할 수도 있는 연기 활동에 대한 스케줄도 나와 있어서 사실은 맘속 깊이 고민했었다. ‘더 많은 인지도를 쌓아서 더 좋은 영향력을 펼칠까.. 아님 빨리 결정해서 언제 갈지 모르는 이 일정을 실행에 옮길까?’ 딱히 긴 시간을 고민한건 아니었지만 답은 이미 내 마음속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참에 다녀오는 게 이 시간을 정말 보람차게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확히 1월 16일 밤 비행기를 타고 에티오피아로 출발 하게 되었다.

 


에티오피아 친구들에게 나누어줄 선물들로는 에티오피아의 기후 특성상 일교차가 심한 점을 우려해 바람을 막아줄 바람막이점퍼도 몇 개 준비를 하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준비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사 간 선물들이 혹시나 그 아이들에게는 혹시 모르는 불안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우선 10시간 정도 두바이로 비행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매니저형도 없이 월드비전 스태프 두 분과 봉원이형 이렇게 넷이서 이코노미 좌석에 앉았는데 그 기분이 너무나도 벅차고 설레었다. 해외 스케줄 때문에 엄청 많은 비행을 했지만, 이토록 어린아이같이 설레었던 것은 첨이었다. 두바이에 도착한 후 다시 4시간정도 또 비행을 해서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


날씨는 따뜻했다. 더위에 약해서 좀 걱정을 했었는데 날씨도 건조하고 선선한 바람도 불었고 장시간의 비행으로 오랜만에 태양을 쬐는 터라 기분도 너무 좋았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우선 식사를 하고 아이들 선물 살 돈을 환전했다. 아디스아바바에서 2시간정도 떨어진 Ambo라는 곳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8시간동안 지프차를 타고 붉은 흙길의 비포장도로를 달려 아이들이 있는 월드비전 에티오피아 짐마게네티 사업장을 찾았다.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이 꽃을 주며 노래와 춤을 시작했는데 사실 쑥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환대를 받아도 되나 싶기도 했고 아이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3일 동안의 짐마게네티에서의 생활. 그 곳에서 나의 후원 아동 펠메타와 여러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 했다. 하루는 펠메타와 물을 길으러 갔다. 물통 대신 사용하는 석유통 안에는 기름 찌꺼기들이 남아 있었고, 물은 차마 마실 수 없는 상태였다. 아이가 힘들어 보여 통에 물을 길어주는데, 이런 물을 내 손으로 퍼주고 있으니 모순이라는 생각에 답답하더라. 이들에게는 먹을 수 있는 물이 정말 시급했다. 물론 월드비전에서 식수펌프를 설치해 마을에 변화를 주고 있지만 인구수에 비해 그 수가 부족해 모두가 깨끗한 물을 마시기에는 어려운 상황인 거다. 우리의 도움이 더 절실한 지점이다.

아버지 없이 엄마와 쌍둥이 동생을 대신 키우는 어린 아이도 있었고, 선천적으로 에이즈를 가지고 태어나 새 어머니와 형제들의 보살핌을 받고 사는 아이, 아버지가 발에 상피병이 심해 보통 신발은 신을 수도 없는 그런 가정. 준비한 선물들과 신발, 양말로 발의 병을 보호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물티슈로라도 씻겨주고 했지만 우리가 들렀었던 집 이외에도 많은 가정이 이런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처음으로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살고 있는 삶은 이들에 비해 너무나도 편안하고 행복한 삶이구나.’ 정말 이렇게 누리고 있는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지금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몰랐던 사실이었는데 에티오피아와 우리나라는 짧지만 역사가 이어져 있다. 한국전쟁 발발 시 3,000명의 군사를 지원했고 200여명이 전사했다. 심지어 한국전쟁 이후 에티오피아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났고 나라의 문명수준이 점점 퇴보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였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 편히 후원아동을 보러 왔다는 마음이 뭔가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힘들 당시에 도와준 이들을 생각하며 나 혼자라도 작지만 큰 희망을 주고 이 사실을 알리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드비전이 지어준 학교에 들렀다. 어찌나 산과 숲과 들에서 아이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나던지, 정말 신기했다. 차에서 내렸을 뿐인데 아무도 없었던 그 주위가 200명 정도 되는 아이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를 신기해했다. 나는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그들과 악수하며 머리도 쓰다듬고 장난도 치고 안아주었다. 아무 말도 없이 그렇게 서로를 이해했던 것 같다. 아이들과 같이 노래도 해보고 축구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캠프파이어도 해보면서 너무나도 꿈이 크고 밝고 명랑한 친구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힘들고 배고픈 삶 속에서도 겉으로 큰 불만도 없이 하나 하나 열심히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각했다. 조금이라도 행복을 가진 사람들이 그 행복을 이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또한 아이들에게 큰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면 이 나라에 필요한 사람들로 커 나가지 않을까?


실제로 같이 간 봉원이형과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며, 이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여건이 주어진다면 세계적인 스타는 물론 정말 큰 인재가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했다.


그만큼 아이들에겐 재능도 있었고 끼도 있었다. 꿈꿀 수 있는 앞날이 무궁무진 했으니까. 



펠메타에겐 개인적으로 양과 사과나무를 선물했다. 개인 소유의 가축이 없어서 다른 집의 양을 대신 키워주며 그날 몫을 받고 지낸다고 했는데, 직접 키우며 젖도 짜고 사랑과 애정을 주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과나무의 경우 심고 나서 3년 후에 첫 사과열매가 열린다고 했는데, 그 또한 사랑으로 키우다 보면 애정을 준만큼 예쁜 결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사과나무라는 것은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훗날 갑자기 나타난 사과를 보며 놀라움과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까 해서였다. :)

이번 에티오피아 일정은 너무나도 뿌듯하고 보람찬 여행이었다. 다녀와서 3주가 지난 지금 이 글을 쓰며, 언제 다녀왔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나도 꿈만 같다. 엄청 바빴던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너무나도 바쁘다. 하지만 가끔씩 그 때를 떠올리며 행복함을 느낀다. 펠메타도, 나를 만났던 모든 아이들도 나를 기억해달라고 하고 싶진 않다. 그저 커 가면서 남에게 행복을 베풀 수 있는 때가 오면 그 때 갑자기 문득 떠오르게 되는,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받았던 어릴 적을 생각하면서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살아있다는 행복이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기쁨이고, 그로인해 퍼지는 사랑인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글. 2PM 준호 / 사진. 한국 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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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 핀